아스카  고대 낭만과 치유의 땅

한때 옛 도읍이 있었던 나라현. 고대 일본 역사의 중심지였던 이곳에는 지금도 수많은 역사적 명소와 국보,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과 불상이 남아 있다. 직접 방문해 보면 그 규모의 웅장함과 더불어 풍부한 자연에 감탄하게 된다. 역사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아스카를 소개한다.

아스카의 과거와 현재

나라현의 남쪽 절반은 기이 산맥에 속하며, 그 산지와 평야가 뒤섞인 곳이 아스카에서 요시노에 이르는 지역이다. 아스카는 6세기 말부터 7세기 말까지 약 100년 동안 일본의 중심지였으며, 대륙의 문화가 처음으로 정착한 땅이다. 야마토 3산(야마토산잔) 주변에는 후지와라쿄를 비롯한 도성이 만들어졌고, 일본 미술사에서 ‘아스카 시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불교 문화도 번성했다. 그런 역사를 품은 이곳은, 지금은 한가로운 전원 풍경이 펼쳐지는 산촌 마을이다.

느긋한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고 싶다면

한적한 산촌 풍경은 산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마음 깊이 와닿는 풍경이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과 탁 트인 하늘에 힐링이 된다. 다리가 튼튼하다면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국영 아스카 역사공원과 다치바나데라 절 주변의 전원 풍경은 일본의 원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오카데라 절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여의륜관음 좌상이 있다. 소조(흙으로 만든 불상)로는 일본 최대의 불상(중요문화재)이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절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빼어나다.

아마카시노오카 언덕에서는 야마토 3산, 후지와라쿄, 아스카쿄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오쿠아스카라고 불리는 아스카무라 남단의 아스카가와 강의 발원지에 해당하는 이나부치, 가야노모리, 뉴다니의 세 마을은 국가 중요문화경관에도 선정되어 있다. 계단식 논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자전거로 이동 범위를 넓힐 수는 있지만, 잠시 멈춰 천천히 구경하고 싶거나, 잠깐 들르고 싶을 때, 매번 자전거에서 내리는 것은 의외로 번거롭다. 2년 전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다친 후 자전거를 자숙하고 있는 필자에게, 아스카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 산책하며 경치를 감상하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버스나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도 있으니, 도보와 함께 이용하면 먼 곳까지 갈 수 있다.

아스카 주유 버스(통칭 ‘가메버스’)
1일 자유 승차권(어른 750엔)
아스카 수요응답형 교통
500엔/1인 1회

역사 덕후라면

아스카는 고대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고분과 유적의 보고이다. 고대에는 당시 천황과 황족들의 무덤인 고분이 다수 만들어졌다. 아스카 시대는 이전의 긴 고분 문화 역사가 끝날 무렵, 이전까지 권력의 상징이었던 거대한 전방후원분에서 벗어나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방분, 천황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팔각형 고분 등의 형태로 변화해 갔다.

다카마쓰즈카 고분이나 기토라 고분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어 동아시아의 사상과 예술의 전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채색 벽화(국보)가 발견되어 일약 유명해진 다카마쓰즈카 고분. 실제 벽화는 볼 수 없지만, 다카마쓰즈카 고분 벽화관에서 극채색 벽화의 모사본과 복원 모형을 볼 수 있다.

이시부타이라고 불리는 거석을 쌓아 올린 거대한 고분도 볼 수 있다.

아스카데라 절의 아스카 대불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으로 유명하다.

아스카 궁터는 645년 당시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소가 씨를 멸망으로 몰고 간 역사적 대 사건이 일어난 현장이다.

잠시 쉬어가기

cafe 코토다마
아스카에서 손꼽히는 역사를 가진 200년 된 옛 양조장 건물을 개조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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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메뉴인 코토다마 런치(세금 포함 1,600엔)에는 매일 아침 직매장에서 고른 신선한 야채와 토종닭, 간장, 쌀 등 아스카무라에서 재배한 맛있는 재료가 듬뿍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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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30년 전이다! 그때 기억에 남는 추억이라면 이시부타이와 연꽃밭에서 화환 만들기와 자전거 타기였다. 이렇게 산촌 마을의 풍경에 힐링이 될 줄은, 젊은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아스카의 매력이었다.
Yoko-전 att.JAPAN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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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Yoko
전 att.JAPAN 편집장. 일본 각지를 여행하며 일본의 매력을 재발견 중이다. 특히 산줄기가 이어지는 경치는 언제나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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