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 목욕은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건강을 지키고 피로를 풀며 자신과 마주하는 의식이다.
샤워가 주류인 서양과 달리 일본에서는 여전히 ‘욕조에 몸을 담그는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오늘날 많은 가정에 욕조가 보급되었음에도, 센토 애호가들은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매일 동네 센토를 찾는다. 그들에게 목욕은 단순한 ‘씻는 행위’가 아니라 전신 건강과 미용을 위한 케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집에 있는 욕조 대신 센토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공간’에 있다. 넓고 깊은 탕에 전신을 담그면 훨씬 효율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 가정의 좁은 욕조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충분한 온열 효과, 스트레칭, 신체의 가동 범위를 살린 움직임도 가능하다. 그 결과, 릴렉제이션 효과가 오래 지속되고 자율 신경이 안정되며 몸이 깊이 회복된다고 한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수질’이다. 일반 수돗물을 사용하는 센토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하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사용한다. 게다가 제트탕, 약탕, 탄산천 등의 특수 욕탕이 더해져, 그 경험은 더 효과적이고 고급스러운 테라피가 된다. 이들 욕탕은 혈액 순환 촉진, 근육 피로 회복, 피부 건강, 숙면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입욕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혜택을 준다.
도쿄 도시대학의 온천 요법 연구의 권위자, 하야사카 신야 교수에 따르면 입욕은 행복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한다. 특히 물에 떠 있는 감각은 깊은 안도감을 준다.
필자 또한 센토는 ‘마음의 디톡스’ 공간이라고 느낀다. 스마트폰이나 화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센토 안에서는 이것들이 금지된다. 가끔 사우나에 설치된 TV를 제외하면, 들려오는 것은 물소리, 사람들의 대화, 그리고 수증기 속에 몸을 맡긴 고요함뿐이다. 그 속에서 생각이 서서히 풀려나가며, 명상과도 같은 시간이 흘러간다.
2008년 일본으로 이주한 뒤, 일상적인 입욕이 몸과 마음을 얼마나 치유하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일로 지친 날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면 불안과 긴장이 수증기와 함께 사라지는 듯했다. 센토를 나설 때는 스트레스가 한결 가벼워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한 센토 주인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센토 카운터에서 4년간 일하며, 그런 변화를 매일 목격합니다. 긴장한 얼굴로 온 손님들이 목욕을 마치고는 안도한 표정으로 ‘목욕 잘했어요.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돌아갑니다. 그 한마디가 센토를 계속 운영하는 데 큰 힘이 되지요.”
센토에는 미용과 안티에이징의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호르미시스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가벼운 스트레스 자극이 몸에 좋은 반응을 일으킨다는 개념이다. 센토의 고온욕(41~42℃)은 단시간의 열 스트레스를 통해 히트 쇼크 프로테인(HSP) 생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세포 회복과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아직 연구 단계이지만, HSP 활성화가 노화 억제로 이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센토에서 만나는 고령의 여성들은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분들이 많아, 그 효과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HSP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약 10분간 충분히 몸을 담근 후, 냉탕에는 들어가지 않고 천천히 휴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가볍게 땀을 흘리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무리하지 말고 컨디션에 맞춰 조절하며 수분 보충을 잊지 말자.
또한 목욕 후 피부는 수분을 흡수하기 좋은 상태이므로, 보습 크림이나 로션 등으로 케어하면 수분을 효과적으로 가둘 수 있다.
센토에서의 시간을 ‘쁘띠 스파’처럼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필자는 종종 팩이나 스크럽을 지참하고 목욕 후 셀프 마사지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따뜻해지고 이완된 몸은 케어를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인다.
에도 시대 사람들도 센토를 단순히 ‘몸을 깨끗히 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상쾌하고 우아하게 단장하는 공간’으로 즐겼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중요한 회의나 이벤트를 앞두고는 꼭 센토에 들른다. 그러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피부에 자연스러운 윤기가 돌며 자신감도 솟아오른다.
아즈마유(사이타마현 아사카시)
아즈마유는 아사카역에서 도보 몇 분 거리에 있는 조용한 주택가 속,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센토다. 1964년 창업한 노포로,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인 아이디어가 어우러진 공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찾는다.
관내는 밝고 개방감이 있으며, 열대어나 돌고래를 그린 귀여운 타일 아트가 보는 이의 마음을 힐링시킨다. 욕탕 종류도 다양해 강력한 제트탕으로 근육을 풀어주거나, 부드러운 기포탕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노천탕에서 천연 온천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다. 특히 매일 다른 약초를 사용하는 향기로운 약탕은 혈액 순환을 돕고, 피부 상태를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건식 사우나와 냉탕도 완비되어 있어 ‘온냉 교대욕’를 통해 신진대사 촉진과 면역력 향상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최적이다. 단골손님 중에는 유연성 유지, 수면의 질 향상, 에너지 충전을 위해 일상적으로 찾는 분들도 많다.
요금 500엔
주소
사이타마현 아사카시 네기시다이 6-2-35
오시는 길
아사카역에서 도보 2분
영업 시간
15:00~23:30
정기 휴무일
금요일
누랜드 사가미유(도쿄도 오타구)
오타구에 있는 누랜드 사가미유는 단순한 센토를 넘어 도시형 리트리트 시설에 가까운 힐링 공간이다. 조시키역에서 도보로 바로 갈 수 있는 편리한 입지에 있으며, 여러 층으로 구성된 관내에는 몸과 마음을 풀어줄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구로유 온천(흑탕)이다. 실내외 노천탕에서 즐길 수 있으며, 피부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깊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마사지탕나 약초 스팀 사우나 등도 있어 곳곳에서 온화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누랜드는 입욕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셀프 케어를 지원한다. 사우나와 냉탕을 번갈아 이용하는 교대욕으로 혈류와 근육 회복을 돕고, 라운지나 옥상 정원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바디 케어, 레스토랑, 노래방까지 갖추고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다.
요금 550엔
주소
도쿄도 오타구 나카로쿠고 2-7-5
오시는 길
게이큐선·조시키역에서 도보 3분
영업 시간
10:00~23:00
정기 휴무일
화요일 (욕실만 이용 가능)
가메노유(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가고시마시 산와초에 있는 가메노유는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레트로한 센토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곳은 작지만 정성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지하수에 약용 맥반석을 더한 탕은 신경통을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준다. 한약을 베이스로 한 약탕도 있어, 특히 고령의 단골들에게 인기다.
약 85℃의 아담한 사우나와 냉탕이 갖춰져 있어 신진대사 촉진과 회복력을 돕는 온냉욕을 즐길 수 있다.
나무로 된 보관함이나 옛날식 카운터, 그리고 단골들과의 따뜻한 교류…. 어딘가 정겹고 마음 따뜻해지는 센토 체험을 선사한다. 센토의 마스코트 고양이가 맞이해 주는 것도 매력 중 하나다.
요금 460엔
주소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산와초 64-16
오시는 길
‘산와주오’ 버스 정류장 도보 1분, 또는 가모이케 페리 승선장에서 도보 약 3분
영업 시간
14:00~22:30
정기 휴무일
월요일
고세다카라유(나라현 고세시)
나라현 고세시의 한적한 거리 한켠에 조용히 자리한 다카라유는, 대대로 가족이 이어온 따뜻함이 느껴지는 센토다. 소박한 옛 정취 속에서 잔잔한 힐링의 시간이 흐른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목욕 후 만화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일상적인 풍경이다. 욕탕은 심플하지만 작은 노천탕도 갖추고 있어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에 충분하다.
북유럽 스타일의 사우나는 나무와 타일의 따스함이 감싸는 조용한 공간으로, 전신을 리프레시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본에서 유일한 현역 여성 페인트 화가 다나카 미즈키 씨가 직접 그린 벽화다. 부드러운 산줄기의 풍경이 공간 전체에 평온함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요금 440엔
주소
나라현 고세시의 한적한 거리 한켠에 조용히 자리한 다카라유는, 대대로 가족이 이어온 따뜻함이 느껴지는 센토다. 소박한 옛 정취 속에서 잔잔한 힐링의 시간이 흐른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목욕 후 만화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일상적인 풍경이다. 욕탕은 심플하지만 작은 노천탕도 갖추고 있어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에 충분하다. 북유럽 스타일의 사우나는 나무와 타일의 따스함이 감싸는 조용한 공간으로, 전신을 리프레시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본에서 유일한 현역 여성 페인트 화가 다나카 미즈키 씨가 직접 그린 벽화다. 부드러운 산줄기의 풍경이 공간 전체에 평온함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오시는 길
JR 와카야마선·고세역에서 도보 약 5분
영업 시간
평일 14:00~22:00 / 토·일·공휴일 11:00~22:00
정기 휴무일
매월 둘째・넷째 수요일
이스트랜드(도쿄도 에도가와구)
에도가와구에 있는 이스트랜드는 북유럽 웰니스 문화를 도입한 넓고 모던한 센토다. 청결하고 편안한 공간에는 다양한 온도의 욕탕과 풍부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노천탕 구역에는 미네랄이 풍부한 구로유(흑탕)을 비롯해, 건식 사우나와 냉탕도 완비되어 있어 심신의 회복에 최적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암반욕이다. 따뜻하게 데워진 천연석 바닥에 누우면 자연스러운 발한 작용을 통해 디톡스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푸른 타일로 둘러싸인 냉탕은 고요한 분위기로 명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또한 작은 정원으로 둘러싸인 노천탕에서는 잠시 온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춘 이스트랜드는 깊은 휴식과 건강 효과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힐링 공간이다.